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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십자인대파열 수술, 자가건과 타가건의 선택 1편 - 자가건의 장단점

전방십자인대파열 재건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분들이 자가건, 타가건 중 어떤 걸 써야 할 지 정말 고민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가건을 쓰느냐 타가건을 쓰느냐가 아니라 수술 시 새로운 인대, 즉 이식건이 지나갈 터널을 어떻게 뚫을 것이고 이식건의 고정은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이며, 또 파열된 원래 인대의 남은 부분을 어떻게 살려서 이식건과 잘 봉합해줄 것인가 하는 것들입니다.

어떤 건을 쓰니까 수술이 성공하고, 어떤 건을 쓰니까 수술이 실패하는 게 아닙니다. 이식건은 단지 수술을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실력 있는 의사라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실력, 수술의 숙련도와 전문성입니다. 어쨌거나 자가건, 타가건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서 자가건에 대한 장단점을 객관적인 사실들에 의견을 덧붙여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1. 자가건의 종류 – 슬개건

자가건은 내 몸의 힘줄 일부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크게 3가지 종류를 쓰는데요. 가장 오래 전부터 널리 쓰였던 것이 슬개건입니다. 슬개건은 지금도 미국에서는 많이 쓰는데, 특히 프로 운동선수들의 첫 번째 초이스입니다. 이 슬개건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을 위해 힘줄을 떼어낼 때 슬개골에서 뼈를 조금, 경골뼈에서 뼈를 조금 떼어내기 때문에 재건 시 양쪽에 뼈가 있어서 고정력이 튼튼하다는 것입니다. 이식건의 양쪽 끝에 뼈가 있어서 이식건의 뼈와 터널의 뼈끼리 붙는다는 건 고정력에 있어 제일 좋다는 데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부분입니다.

단점은 첫 번째, 햄스트링건보다 떼어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슬개건을 많이 안 쓰는 이유가 저는 이런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두 번째, 수술 후 떼어낸 부위에 만성무릎통증이 발생할 가능성, 특히 무릎을 구부릴 때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 번째, 무릎 앞쪽에서 힘줄을 떼어내므로 다리를 펴는 힘이 약해집니다.

이렇게 슬개건은 무릎을 구부릴 때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좌식문화가 발달한 한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고 추측하는데요. 사실 이것에 관해 우리나라 환자에 대한 논문이라던가 통계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실제 수술을 해보면 이론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만큼 우리나라 환자분들에게 통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거의 대부분 타가건을 쓰긴 하지만, 환자가 굳이 꼭 자가건을 원하면 햄스트링보다는 슬개건을 씁니다. 그 이유는 뒤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2. 자가건의 종류 – 햄스트링건

자가건 두 번째 종류는 햄스트링건입니다. 요즘 자가건 중 가장 많이 쓰는 것이 이 햄스트링건과 함께 박건을 사용하는데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증가 추세입니다. 햄스트링건의 장점은 우선 떼어내기가 쉽습니다. 다음 장점은 떼어낸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슬개건보다 낮다고 알려져 있고, 또 햄스트링 힘줄을 채취한 후 네 가닥으로 접어서 쓰기 때문에 매우 튼튼하다는 겁니다.

햄스트링건의 단점은 첫 번째, 무릎관절을 구부리는 관절 역할의 일부를 하는 것이 바로 햄스트링건과 박건인데요. 이걸 떼어내니까 무릎을 구부리는 힘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양쪽에 뼈가 달린 슬개건과 달리 순수하게 힘줄만 떼어오기 때문에 고정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햄스트링 힘줄을 채취한 후 네 가닥으로 접어서 쓰는데, 이때 접힌 네 가닥의 힘줄이 동일한 장력이 유지되도록 해야 잘 된 수술이기 때문에 고정 방법이 중요합니다. 햄스트링건은 슬개건처럼 양쪽에 뼈가 있는 것이 아니라 힘줄만 떼어오기 때문에 고정력이 약합니다. 그래서 힘줄을 이식한 후 최대한 고정을 시키지만, 그래도 뼈와 뼈가 붙는 것만큼 좋을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고정력이 약하면 이식건이 늘어나거나 터널이 넓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다른 건에 비해 햄스트링건 사용이 터널 확장이 더 많다는 논문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또 고정력이 약하기 때문에 초기에 재활을 너무 빨리 하면 이식건이 늘어나면서 터널 확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문들도 있습니다.

단점 세 번째, 슬개건처럼 뼈와 뼈가 고정되는 것이 아니고 연부조직이 뼈와 붙는 것이므로 이식건이 자리잡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네 번째, 수술 후 채취한 부위에 통증, 신경 손상으로 인한 감각 이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자가건의 종류 – 대퇴사두건

자가건 세 번째 종류는 대퇴사두건입니다. 대퇴사두건은 지금 현재 많이 쓰이는 종류는 아니지만, 조금씩 장점이 알려지면서 그 빈도수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것도 슬개골 뼈가 한쪽에 있어서 고정력이 좋은 것이 장점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환자분이 대퇴사두건으로 재건술을 받을 일이 현재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4. 자가건의 장점

자가건은 내 신체의 일부이면서 막 떼어낸 살아있는 조직이라 자기 인대화가 빠릅니다. 그래서 초기에 인대 재파열율이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빠른 복귀를 중요시하는 프로 운동선수들, 특히 미국 프로 운동선수들이 자가건을 많이 쓰는데요. 이 사람들은 필드 복귀가 6개월 빠르냐 늦느냐에 따라 수십억, 수백억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복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사실 운동선수들도 ‘자가건이 낫다’ 혹은 ‘자가건은 절대 안 써!’ 이 두 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왜냐하면, 내 힘줄이니까 자기 인대화가 빨라서 빠른 복귀가 가능한 것은 맞지만, 동시에 내 힘줄을 떼어낸 것이므로 어쨌든 내 몸이 손상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프로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도 자가건 사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왜냐하면 프로 운동선수들은 폭발적인 근력과 순발력, 스피드 등이 필요한데, 자가건 채취 부위가 그 기능을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5. 자가건의 단점

자가건은 자신의 힘줄, 특히 십자인대가 파열된 쪽의 힘줄을 떼어내기 때문에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해당 부위의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고, 기능을 100%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자가건 채취 이후 장기적으로 80~90% 정도 회복된다는 연구결과가 많긴 하지만, 어쨌거나 100% 회복이 되지 않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건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확실한 단점이죠. 또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다리에서 추가로 힘줄을 떼어내기 때문에, 기존 부위 손상에 더해 자가건 채취 부위까지 손상시키는 것이므로 초기 회복 속도와 재활 속도가 타가건보다 느립니다.

자가건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햄스트링건은 키가 160 이하인 여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인대가 얇고 짧기 때문에 단독으로 사용하지 못하며, 허벅지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사람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황당한 건, 실제로 햄스트링건을 떼어낼 때까지 굵기나 길이 등이 사용 가능한지 그 여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만약 햄스트링건을 떼어냈는데 힘줄이 짧거나 얇으면 타가건을 섞어서 혼합건(하이브리드건)으로 수술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써서 내 힘줄을 떼어낸 뒤 타가건을 섞어 쓸 거면, 그냥 애초에 타가건을 쓰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햄스트링건 외에 슬개건도 두께가 25mm 이하면 쓰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가건과 타가건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지는 제일 중요하게 고민할 내용이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이 빠른 복귀가 중요한 프로 운동선수거나 나이가 어린 체육 전공 학생이라면 고민이 되실 수 있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특히 20대 후반이 넘은 일반인이라면 사실 어떤 건을 선택할지는 고민거리도 되지 않습니다. 다시 강조 드리지만, 수술의 성패를 결정하는 제일 중요한 요소는 수술 시 이식건이 지나갈 터널을 뚫는 방식과 고정 방법, 파열된 원래 인대의 남은 부분을 어떻게 살려서 이식건과 잘 봉합해줄 것인가 하는 것들이고, 진짜 고민해야 할 내용은 이 수술을 잘하는 의사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다만 수술 전 어떤 이식건을 선택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보를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내용과 더불어 다른 자료도 찾아보시면서 각각의 장단점을 충분히 다 알고 난 후에 자가건과 타가건 중 어떤 걸 선택하실지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수술, 자가건과 타가건의 선택 2편 - 타가건의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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