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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관절 바른 진료
바른세상병원 질환정보입니다.
전방십자인대파열 재건술에 쓰는 자가건과 타가건에 관한 시리즈 영상을 하나씩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첫 번째 편에서는 자가건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드렸는데요. 오늘 2편에서는 타가건이란 무엇이며, 장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과 의견을 덧붙여서 자세히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타가건은 타인의 이식건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타가건의 종류는 아킬레스건, 전경골건, 후경골건, 대퇴사두건, 슬개건 등이 있습니다. 이중 한국에서는 아킬레스건과 전경골건, 후경골건을 많이 씁니다.
첫 번째, 내 몸에서 떼어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가건에 비해 수술 시간이 짧습니다.
두 번째, 내 힘줄을 떼어내지 않으므로 내 몸에 손상이 없고, 이에 따른 기능 저하나 통증, 감각 이상 등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 내 힘줄을 사용하지 않아 추가적인 손상이 없기 때문에 자가건에 비해 초기 회복과 초기 재활이 빠릅니다.
네 번째, 아킬레스건은 뼈가 붙어있는 쪽은 대퇴골 터널로 집어넣어서 붙이고, 또 제가 아까 아킬레스건 한쪽에 큰 뼈가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이 뼈의 일부를 잘라서 가공해서 칩을 만듭니다. 이 칩으로 경골 터널 입구를 마개처럼 튼튼하게 막아서 꽉 꽂아주면 3달이 지나면 뼈끼리 붙습니다. 그리고 1년 지나고 MRI를 찍어보면, 이게 원래 내 뼈인가 아닌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튼튼하게 붙어있습니다. 그만큼 고정력이 좋은 것이 장점입니다.
그렇다면, 타가건의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초기 재파열률이 높습니다. 초기에 아직 이식건이 약할 때 격렬한 운동을 일찍 시작하면 파열되는 것입니다. 타가건이 초기 재파열률이 높다고 말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타가건을 채취하여 감마선멸균 처리 후 냉동 처리를 하면 약해지기 때문이고, 둘째, 자가건에 비해 자기인대화 과정이 느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자기인대화 과정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어떤 이식건이든 이식건 자체가 바로 인대 역할을 하기보다는 새로운 인대가 그 위에 자라기 위한 지지대 역할을 하는데, 이 지지대에 혈관이 생성되면서 이게 인대 조직으로 변화합니다. 이것이 자기인대화 과정입니다. 자가건은 살아있는 내 몸 조직이라 자기인대화가 빠르고, 타가건은 내 몸의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인대화가 더 느립니다.
그런데 이 자기인대화 과정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바로 파열된 인대의 남은 부분을 최대한 살려서 이식한 인대에 잘 덮어주는 잔존인대 보존술식을 사용하면 됩니다. 파열이 된지 얼마 안 된 남은 인대에는 살아있는 혈관이 있는데, 이걸 이식건 위에 잘 덮어주면 이 살아있는 혈관들이 자기인대화 과정을 돕게 되는 겁니다. 잔존인대를 잘 덮어주는 게 십자인대 수술 성공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아래 영상에서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래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가능하면 빨리 수술 받는 게 좋습니다. 인대 파열 이후 시간이 오래 경과되면, 파열된 내 잔존인대가 다 녹아서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수술을 해도 잔존인대를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발생하면 가급적 빨리 수술하는 게 좋습니다.
그 다음으로 타가건의 단점이라고 말하는 것이 면역 거부 반응과 감염 문제인데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면역 거부 반응이나 감염 문제는 없습니다. '타가건은 면역 거부 반응이 있어서 이식된 타가건이 녹아버린다더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타가건 이식은 간이나 신장 이식 같은 장기 이식과는 다릅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타가건은 감마선멸균 처리를 하는데, 이 감마선으로 타가건을 조사하면 세포 표면의 marker가 거의 다 제거되기 때문에 이 marker들이 사라지면 우리 몸에서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감염 또한 감마선멸균 처리를 했기 때문에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감마선멸균 처리를 했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고 안 좋은 점도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식한 타가건이 녹는다고 하는 문제는 자기인대화 과정이 느려지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식건을 이물질로 인식해서 몸 속에서 녹아 없어질 수 있는데요. 그런데 그건 내 파열되고 남은 인대도 내꺼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면 이물질로 인식돼서 우리 몸 속으로 녹아 없어지는 것과 같은 얘기입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 드렸듯이 파열된 인대의 남은 부분을 최대한 살려서 이식한 인대에 잘 덮어주면, 자기인대화 과정을 보다 빨리 진행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식건이 이물질로 인식되어 녹아 없어질 가능성이 낮아지는 겁니다.
결국 면역 거부 반응과 감염 문제를 빼고 나면, 타가건의 단점으로 말할 수 있는 건 감마선멸균과 냉동 처리 때문에 조직이 약해지고 자기인대화 과정이 늦기 때문에 초기 재파열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초기 재파열률도 이식 초기에 격렬한 활동을 많이 하는 10대에서 20대 초반이나 운동선수들에게 높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타가건은 내 몸의 손상이 없으므로 자가건에 비해 초기 재활과 회복이 빠른 편이라 운동을 하는 분들은 가능하면 빨리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재파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 재활이나 운동 강도 등에 대해서 주치의와 잘 상의하면 됩니다
자, 이렇게 영상 두 편에 걸쳐서 자가건과 타가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렸는데요. 환자분들이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결정은 자가건, 타가건의 선택이 아닙니다. 사실 자가건과 타가건은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어떤 이식건이 압도적으로 더 좋고, 어떤 게 더 나쁘고 이런 게 아닙니다! 즉, 어떤 건을 선택할 지가 십자인대 재건술에 있어 제일 중요한 고민이 아니니까 이걸로 더 이상 고민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는 수술 시 이식건이 지나갈 터널을 뚫는 방식과 고정 방법, 파열된 내 인대의 남은 부분을 어떻게 살려서 이식건과 잘 봉합해줄 것인가 하는 것들이고, 또 어떤 의사가 얼마나 많은 수술 경험을 해봤는지, 거기에 따른 수술의 숙련도와 완성도는 어떠한지 등이며 결국은 수술을 잘하는 의사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가 여러분에게는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영상을 보신 이후에는 자가건과 타가건에 대한 고민은 더 이상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