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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십자인대파열 수술, 자가건과 타가건 4편 – 수술의 성패를 결정짓는 4가지

자가건, 타가건 시리즈 마지막 4편에서는 자가건, 타가건보다도 더 중요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들 네 가지에 대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1. 터널을 뚫는 방식

터널을 어떻게 뚫느냐는 전방십자인대파열 수술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것이 수술 성공에 있어 거의 50%이상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할 만큼 매우 중요합니다. 터널을 뚫는 방식은 의학이 발전하고 이론이 바뀌어감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요. 현재도 대표적으로 몇 가지 방식이 유행하는데, 각각의 방식마다 모두 장점과 단점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어떤 특정 방식이 '최고의 방법이다'라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가 어떤 방식으로 터널을 뚫든, 각자 하고 있는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점들을 수많은 수술 경험과 노력을 통해 극복하고, 수술의 숙련도와 완성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터널을 잘못 뚫으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수술 후 지속적인 회전 불안정성이 나타날 수 있고, 이식건이 무릎 내에서 충돌할 수 있으며, 무릎 굴곡이나 신전 시 과도한 긴장이나 이완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하는 의사는 무릎의 해부학적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많은 수술 경험을 통해 터널을 뚫는 방식의 숙련도와 완성도를 높여야 합니다.

2. 이식건의 고정

이식건을 어떻게 고정하고, 이식건과 터널 사이의 통합이 잘 이루어지느냐는 재건술 성공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식건과 터널의 고정이 완벽하지 않으면 이식건이 늘어나게 되고, 그러면 터널이 넓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수술 후 이식한 인대가 재파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또 인대가 들어가는 터널이 넓어져 전방십자인대가 불안정하면 수술 후에도 무릎통증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스포츠 활동은 물론 일상적인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식건의 고정 방법은 이식건의 종류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지는데요. 고정력이 가장 좋은 것은 이식건의 양쪽 끝에 뼈가 있어서 이식건의 뼈와 터널의 뼈끼리 붙는 것입니다. 뼈와 뼈의 결합이 고정력에 있어 제일 좋다는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햄스트링건의 경우 뼈와 뼈가 연결되는 것이 아니고 연부조직을 대퇴골, 경골 뼈의 양쪽 터널에 고정시키기 때문에 아무래도 뼈와 뼈끼리 붙는 것보다는 고정력이 약합니다. 이 때문에 여러 논문에 따르면, 재건술 이후 이식건이 늘어나면서 터널 확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 이 햄스트링건입니다.

이와 비교해 앞서 말씀 드렸던 고정력이 가장 우수한, 이식건의 양쪽 끝에 뼈가 있어서 뼈와 뼈간의 유합이 되는 것은 슬개건입니다. 슬개건은 수술을 위해 힘줄을 떼어낼 때 슬개골에서 뼈를 조금, 경골뼈에서 뼈를 조금 떼어내기 때문에 양쪽에 뼈가 있어서 고정력이 튼튼합니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자가건으 수술을 한다면 슬개건을 씁니다. 그런데 타가건 슬개건은 타가건 영상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슬개건은 원래 뼈와 뼈 사이 길이가 긴 편인데, 미국에서 온 타가건을 보면 일반적으로 그 사람들이 키가 커서 그런지 유달리 더 깁니다. 또 구하기도 어려운 편입니다.

그래서 본원에서 타가건은 아킬레스건을 씁니다. 아킬레스건은 한쪽에 뒤꿈치뼈가 큼지막하게 붙어있는데요. 이 뼈의 일부를 잘라서 가공해서 칩을 만들고, 이 칩으로 경골 터널 입구를 마개처럼 튼튼하게 막아서 꽉 꽂아주고 3달이 지나면 뼈와 뼈끼리 붙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MRI를 찍어보면, 이게 원래 내 뼈인가 아닌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튼튼하게 붙어있습니다. 마치 뼈가 양쪽에 있는 슬개건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고정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겁니다.

3. 잔존인대 보존 여부

과거에는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시에는 파열된 인대의 남은 부분 때문에 수술 시 정확한 시야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수술 후 파열된 인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는 등의 문제로 인해 파열된 인대의 잔류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파열된 인대의 남은 부분을 살리는 것이 수술 성공에 있어 훨씬 더 유리하다고 점점 밝혀지게 되었고, 그래서 요즘은 잔존인대를 보존하여 이식건과 봉합해주는 잔존인대 보존술식을 많이들 시행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잔존인대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뭘까요?

첫 번째, 원래의 전방십자인대는 '고유 수용성 감각'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데요. 고유 수용성 감각이란 자신의 신체 위치, 자세,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여 뇌로 전달하는 감각입니다. 쉽게 말해 내 몸의 각 부분이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뇌에 전달하는 감각입니다. 때문에 남은 인대를 잘 보존하여 이 고유 수용성 감각을 살려주면, 방향 전환을 할 때 무릎이 돌아가지 않게 해주고, 재건술 이후 재파열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또 수술 직후의 안정성이 향상되어 더욱 빠른 재활이 가능하고, 장기적인 안정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남아있는 인대에 살아있는 혈관이 있는데요. 그래서 이 잔존인대와 이식건을 잘 봉합해주면 살아있는 혈관들이 이식건의 자기인대화 과정을 촉진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고, 파열된 채로 시간이 지나면 혈관이 죽고, 시간이 더 지나면 잔존인대가 다 녹아서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방십자인대파열 후에는 가능한 빨리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데요. 그런데 파열된 기간이 짧을수록 파열된 인대의 잔류조직이 수술 시 시야를 많이 가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잔존인대 보존술식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해부학적으로 무릎의 구조를 잘 아는 것과 더불어 숙련된 수술 경험이 필요합니다.

잔존인대 보존술식은 남아있는 인대를 원래 길이대로 쭉 당겨서 이식건에 잘 봉합해주는 게 수술의 핵심이고, 노하우입니다. 잔존인대를 모양만 대충 꿰매는 게 아니라 이식건에 꼼꼼하게 잘 덮어서 봉합한 후 나중에 MRI를 찍어보면 기존 인대가 이식건에 잘 붙어있는 모양이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파열된 인대의 남은 부분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모양만 대충 꿰매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대충 꿰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으며 기존 인대와 이식건이 잘 융합되도록 꼼꼼하게 잘 봉합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4. 재활프로그램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반드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재활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때 일반인이라면 가벼운 운동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목표로, 운동선수라면 격렬한 스포츠 활동에 복귀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잡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게 맞춰서 재활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구성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재활운동에 대한 환자의 의욕이 생길 수 있도록 재활프로그램이 구성되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활운동이 너무 무리가 돼서 이식건이 손상되지 않도록 환자에 맞게 최적의 재활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총 네 편으로 자가건과 타가건에 관한 시리즈가 끝이 났습니다. 다시 한번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자가건과 타가건 중 뭘 선택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터널을 뚫는 술식의 완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이식건의 고정을 어떻게 잘 시킬 건지, 파열된 내 잔존인대를 어떻게 살려서 이식건과 잘 봉합해줄 건지, 재활프로그램을 환자 개인에 맞추어 어떻게 잘 구성할 건지 하는 것들입니다.

여러분의 과제는 이 전방십자인대파열 수술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요소들이 수많은 경험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완성된 실력 있는 의사를 찾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설명 드린 이 내용들을 반드시 기억하여 꼭 좋은 의사를 만나셔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전방십자인대파열 수술, 자가건과 타가건의 선택 1편 - 자가건의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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